얼마 전 삼국시대 당시의 우리 선조들이 민족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통일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너무도 생동감 있게 그려준 김정산의 대하소설 <삼한지>를 읽고 이 시대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될 덕목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면서 가슴 속 깊이 새겨진 글이 있어 추천합니다.
조금 있으면 5·31 지방선거도 치러야 하는 이 나라의 정치 분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지금의 우리나라가 1000년 전 삼국시대보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국경으로 인해 더욱 사분오열되어, 빈부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어 무거운 어깨를 짓누르고 있으며 위정으로 인한 아픔을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부담시키는 오늘날의 정치가를 보면서, 과연 이 시대의 진정한 통일은 언제쯤이 될지 걱정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추천 글은 김유신과 더불어 삼국통일의 초석을 마련한 신라 29대 왕인 태종무열왕(김춘추)이 보위에 오르고 처음으로 조정 대신들의 회의를 주재하면서 그의 철학이자 이념인 백성을 위하는바른 정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본래 우리나라 백성들은 성정이 맑고 의협심이 강해 한번 신명이 나면 태산도 하루아침에 옮겨놓을 만큼 불가사의한 힘을 발휘합니다. 대신들은 우리 백성들의 이 같은 특성을 잘 헤아려 제도와 법률로써 백성들을 신명나게 만들어야 할 것이며, 각간에서부터 변방의 현령에 이르기까지 정사를 바로 살피게 해서 나라와 조정을 원망하는 백성이 한사람도 없게 해야 합니다.
나라는 과인과 대신들의 나라가 아니라 백성의 나라요, 사직 또한 백성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인데, 지금까지 우리 계림은 임금과 조정을 위해 백성이 있고, 백성이 노역을 팔고 피를 흘려 사직을 지켜왔습니다. 이 폐단을 바꾸지 않는 한 신라가 강국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이라도 구적이 쳐들어오면 당장 창칼을 들고 달려 나가 싸우는 건 백성입니다. 백성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어찌 하룬들 나라가 유지될 것이며, 백성을 무시하고 번창하는 사직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과인의 힘도 대신들의 녹봉도 모두가 백성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오? 그러니 상신의 말씀처럼 과인과 대신들은 불철주야 꾀를 모으고 힘을 합쳐 어떻게든 백성들이 스스로 지킬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대하고 시급한 일이 바로 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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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각간 : 신라 17등급 계급 중 진골 1등급에 해당
계림 : 신라의 다른 이름
구적 : 신라 변방의 이웃 아홉 나라
상신 : 대의를 위해 세 번이나 임금 자리를 거절한 상대등 벼슬의 알천이란 인물



◁ 지도교수 남현숙 / 디자인 홍지연 / 메일링 김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