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디지털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김지영 학우의 개인전 <이순신, 바다에 새긴 진중음>은 우리가 익히 알던 '불멸의 영웅' 이순신을 내려놓고, 생사의 경계에서 홀로 고뇌하던 '인간 이순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하는 비장한 공간이었습니다.
김지영 학우는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국의 해전지와 유적지를 답사하며 쌓아 올린 시간의 무게를 사진 속에 고스란히 투영했습니다. 그에게 바다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장수가 감내해야 했던 불안과 슬픔, 허무가 층층이 쌓인 사유의 현장이었습니다. 렌즈에 포착된 거친 수면은 비장함을 대변하고, 전술 신호 연은 그가 짊어졌던 책임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거북선과 동상을 승리의 전유물이 아닌 '침묵의 초상'으로 재해석한 대목은 영웅의 고독에 대한 작가의 깊은 공감을 보여줍니다.
개인 졸업 작품전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 입구부터 가득 찬 인파는 작가가 이미지로 기록한 <난중일기>에 깊이 몰입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기록의 힘을 넘어, 역사적 상징이 오늘의 시선과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 증명하며 영웅 뒤에 가려진 인간의 숨결을 느끼게 한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